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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죄와 벌 - 도스토예프스키리뷰/책 리뷰 2021. 12. 9. 02:29
블로그를 시작했으니 노션에 있는 리뷰들을 옮기는 작업을 해야겠다.
대망의 첫번째 책은 좀 있어보이는 것으로 한다.
죄와 벌 - 도스토예프스키
1860년대 후반, 대학생 라스콜니코프는 전당포 노파를 죽인다.
모든 이야기는 그 이후의 라스콜니코프의 심리상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문장
하나의 하찮은 범죄가 수천 개의 선한 일로 무마될 수는 없을까?
→ 라스콜니코프의 마음속 생각을 확신으로 바꿔주는 어떤 다른 대학생의 발언.도끼 등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그는 역시나 도끼 등으로 역시나 정수리를 있는 힘껏 한 번 더 내리쳤다.
도끼날은 곧바로 두개골을 내리쳤고, 이마의 윗부분을 거의 정수리까지 전부 금방 쪼개 버렸다.
→ 노파를 죽이는 과정과 그 동생을 죽이는 과정의 변화에서 라스콜니코프의 망설임이 사라진다.그때 악마는 나를 꾀었지만 나중에 설명해 주더군, 나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이에 불과하니까 그리로 갈 권리를 갖지 못했노라고!
→ 노파를 죽임으로써 본인이 특별한 사람이 아닌 범인에 불과함을 깨닫게 된다.세상에는 솔직함보다 어려운 것도 절대 없고 또 아첨보다 쉬운 것도 절대 없습니다.
솔직함 속에 백 분의 일이라도 가짜의 음조가 섞여 들면 당장 불협화음이 일고 이어 스캔들이 시작됩니다.
반면 아첨은 마지막 음조까지 전부 가짜일지라도 그때조차도 다들 그것을 받아들이고 적잖이 만족을 맛보며 경청하는 법입니다.
조잡한 만족일지라도 어쨌거나 만족은 만족이지요.
→ 솔직함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말하는 것도 이와 같다. '적당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듣기 좋은 말을 해주고, 아첨을 하라.'
감상
중반정도까지는 라스콜니코프가 살인을 저지르고(죄), 죄책감에 시달리는(벌) 과정을 그린 이야긴줄 알았다.
근데 끝까지 읽어본 감상은 좀 다르다. 결국 라스콜니코프가 시달린 죄책감은 '살인을 했다.'가 아니라, '나는 보통 사람인데, 특별한 사람인 줄 알고 살인을 했다.'가 맞다.라스콜니코프는 특별한 사람이 되는 한 걸음을 견디다가 버티지 못하고 자수한 것이다.내가 생각하는 라스콜니코프의 틀린 점이라면, '견딘다'라는 말이다. 만약 라스콜니코프가 말하는 나폴레옹과 같은 '특별한 사람'이라면 견디지 않고, 당당하고, 담담하게 그저 보냈을 것이다.
역자의 해설에서 소냐의 캐릭터에 대한 언급이 있다.
라스콜니코프는 이기적인 이유로 죄를 저지르고, 소냐는 이타적인 이유로 죄를 저지르게 되는데,
이렇게 양 극단에 있는 경우지만 죄를 저질러 누군가(자신, 타인)을 파멸시켰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쉽게 유대감을 갖고,
'고매한 살인자'와 '성스러운 매춘부'의 결합이 실현된다.역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보는 건 내가 생각하지 못한 점을 알 수 있어서 좋다.
인물들 이름이 너무 어렵다! 이름만 해도 어려운데, 애칭도 두어개씩 있고, 심지어 라주미힌은 중간까지 본명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다...
새로운 러시아문학은 나중에 봐야지...띄엄띄엄 읽어서 읽는데 굉장히 오래 걸렸는데,
날잡고 다시한번 죽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은 책이다. 2회독해도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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